안디옥의 이방인 성도들은 그들이 전파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삶을 살았기에, 믿지 않는 이웃들로부터 “그리스도인”(Christian)이라는 별명을 얻게 됩니다. 이것은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 혹은 ‘작은 그리스도’라는 뜻입니다.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입니까. 그런데 안디옥 교회를 시작으로 봇물 터지듯 이방인들이 복음을 듣고 회심하고 구원받는 일이 일어납니다. 바울은 안디옥 교회의 기도와 물질의 후원을 받아 이방인들을 전도합니다.이를 통해 많은 이방인 성도들로 구성된 교회가 개척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방인들이 회심하고 교회 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예루살렘의 유대인 지도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방인 신자들은 유대인들과 달리 할례를 받지 않았고, 유대교적인 종교 관습을 따르지도 않았습니다. 오직 예수님께 대한 믿음을 고백하고 세례를 받아 교인이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의 여러 편지에서 반복해서 이방인 신자들에게 유대교적 전통(할례)을 따라야 한다는 유대인 교사들의 잘못을 지적합니다. 그들을 거짓 교사, 거짓 선지자라고 부르며 그들의 가르침을 정면으로 부정합니다. 바울이 권위를 가지고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사도행전 15장의 예루살렘 공의회의 결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방인 신자들에 대한 문제는 단지 안디옥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안디옥 교회는 지역적으로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고, 인종적으로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 신자들로 구성된 교회였습니다. 그러나 안디옥 교회의 문제는 예루살렘에서 사도들을 비롯한 교회의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논의해야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공의회를 통해서 이방인 신자들을 어떻게 교회로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기준을 세우게 됩니다.
안디옥 교회의 문제를 예루살렘 공의회를 통해 논의한 것은 바로 오늘 우리 교회가 따르고 있는 장로교회의 정치 체제의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의 교회에는 교회의 영적 지도자들인 장로들(목사와 장로)을 세워야 하고, 각 지역 교회는 노회에 소속되어 그 지도를 따라야 합니다. 또 각 노회는 그 교단의 총회의 권위 아래 있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교회 정치체제를 따른 것이 바로 장로 교회입니다.
우리 교회는 성경의 권위를 부정하고 자유주의 신학에 물든 PCUS(미국남장로교, 오늘날 PCUSA)를 떠나, 1973년 12월에 창설된 PCA(미국 장로교회, Presbyterian Church of America) 교단에 가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PCA는 창설 이후 지금까지 한결같이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 성경의 절대적 권위, 성경을 우리 신앙과 생활의 유일한 법칙으로 믿고 따르는 가장 보수적인 장로 교단입니다. 우리 교회는 안디옥 교회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한 지역 교회들의 연합 아래 있었던 성경적 전통을 따라, PCA 교단에 가입하고 한인 동부 노회에 속하려 합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한인 교회들이 PCA 교단에 소속해 있습니다. 제가 사역했던 버지니아에 위치한 와싱톤 중앙장로교회(류응렬 목사), 서부의 남가주 사랑의교회(노창수 목사) 등이 PCA 소속 한인 교회입니다. 또 애틀랜타에 있는 Perimeter Church(Randy Pope 목사), 뉴욕에 있는 Redeemer Presbyterian Church(Tim Keller 목사) 등이 대표적인 미국 교회들입니다. 미국의 주류 교단들이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에 반해, PCA 교단은 창설 후 꾸준히 교회 수와 교인 수가 증가하고 있는 교단입니다. 이는 타협하지 않는 진리 위에 서 있는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믿습니다.
PCA 교단에 가입하는 모든 절차(2월에 있을 담임 목사의 노회 고시, 3월에 있을 봄 정기 노회에서 우리 교회의 허입 등)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잘 진행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개혁주의 신앙과 성경적 장로교회의 체제를 따르는 PCA 교단에 속한 우리 교회가 이를 토대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게 하실 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