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를 소란하게 하는 사람들
우리 교회 첫 수련회를 은혜 가운데 마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주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말씀 듣고, 기도하고, 예배하며, 교제하는 참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모두가 벅찬 기대를 안고 수련회에 올라갔고, 우리를 얽매이던 게으름과 모든 무거운 짐들을 벗어버리고 주님께서 주신 열정으로 충만해졌습니다. 수련회를 마치고 내려올 때는 온 교회가 주님 기뻐하시는 교회를 세워 나가야겠다는 데에 한마음, 한뜻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붙들어야 할 비전,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심에 감사했습니다.
1517년 10월 31일, 마틴 루터는 독일 비텐베르크 성당에 ‘95개조의 반박문’을 붙이며 종교개혁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을 얻는다는 성경의 진리는 루터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복음의 진리를 깨닫게 된 루터였기에, 모든 성도는 반드시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성경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일반 대중은 어려운 라틴어로 된 성경을 읽고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종교 지도자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성경의 진리를 왜곡할 수 있었습니다. 루터는 변장하고 독일 대중들 사이에 들어가 일반 대중이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어머니가 아이에게 하는 말, 시장에서 물건을 두고 흥정하는 말, 길에서 아이들이 하는 말 등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가장 평범한 대중들의 독일어를 듣고 익혔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 쉬운 독일어로 11주 만에 성경을 번역합니다. 초판이 약 3천 부 인쇄되었는데 순식간에 다 팔렸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그때까지 더듬거리며 겨우 글을 읽을 줄 알았던 농부, 대장장이, 여자들이 이 성경을 품에 안고 낡고 닳아 헤어질 때까지 성경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이렇게 성경을 공부한 평민들은 성경의 진리를 드디어 깨달아 알게 되었고, 얼마 되지 않아 신부들과 성경의 진리를 두고 논쟁을 할 수준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더는 엉터리 성경 해석을 통해 성도들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루터가 번역한 성경이 전해진 곳마다, 그 성경을 읽고 이해한 성도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들이 종교개혁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대중의 손에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된 독일어 성경을 전해 준 것이 바로 루터의 종교 개혁의 숨겨진 동인이었던 것입니다.
복음을 믿고, 성령으로 충만한 교회는 결코 있으나 마나,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그저 그런 모습으로 남아 있을 수 없습니다. 성령은 우리를 격려해 말씀을 읽고 듣게 하십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깨닫게 하십니다. 이렇게 말씀을 깨달은 공동체는 성령으로 충만해집니다. 결국 성령으로 충만한 교회는 루터가 번역한 성경을 손에 든 성도들과 같이 그들이 사는 세상을 소란하게 만듭니다. 믿음과 삶의 개혁을 일으키게 됩니다.
제자들이 예루살렘에서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함께 기도할 때 성령이 임하시자, 그들은 큰 소리로 여러 방언으로 복음을 증언했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고 모여들었습니다. 성령이 임한 공동체는 복음을 담대하게 증거하는 공동체입니다. 이들로 인해 온 예루살렘이 소동했습니다. 바울 사도가 데살로니가에 전도하러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힘차게 복음을 증거했습니다. 그러자 그 성에 있던 유대인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그들은 바울 일행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을 소란하게 한 그 사람들이 여기에도 나타났습니다.”(행 17:6). 복음을 믿고, 성령으로 충만한 공동체, 그 공동체를 이루는 성도들은 이렇게 가는 곳마다 그곳을 요동하게 했습니다.
우리 교회는 세상에서 부름 받고 세상으로 보냄 받은 그리스도의 제자 공동체입니다. 우리 교회와 우리 성도들로 인해 피츠버그에 큰 소란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교회 성도들이 가는 곳마다 말과 행실로 복음을 증거하여, “피츠버그를 소란하게 하는 사람들”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기를 바랍니다. 루터를 통해 비텐베르크에서 시작된 말씀의 불길, 칼빈을 통해 제네바를 거룩하게 했던 그 성령의 불길이 바로 이곳 피츠버그에도 옮겨붙어 활활 타오르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이 꿈을 우리 교회를 통해, 우리들을 통해 반드시 이루시리라 믿습니다. 함께 열정으로! 교회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