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창립 예배를 드린 감격이 아직도 제 가슴 속에 뜨겁게 남아 있습니다. 모든 성도가 한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교회의 유일한 주인되심을 고백하며, 나 자신과 내 경험과 내 가치를 다 주님 발 앞에 내려놓기로 결단한 예배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김태권 목사님을 통해 하나님 나라는 눈에 보이는 건물이 아니라, 우리 성도들 한 사람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모두 ‘세상으로부터 부름 받은 거룩한 성도요, 세상으로 보냄 받은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정체성을 처음부터 분명하게 선언하였습니다. 주님이 원하시는 바로 ‘그 교회’ (The Church) 가 우리 교회 되게 해 주시길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와 같은 주님의 소망을 담은 우리 교회가 드디어 출항했습니다. “소망의 항구”(시 107:30)에 이를 때까지 우리는 이 항해를 계속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모두 한배를 탔습니다. 한마음, 한뜻으로 주를 위해 우리 삶을 번제의 제물과 같이 남김없이 불태워 올려드리기 원합니다.
우리 교회는 철저하게 성경적 원칙을 따라 세워지고, 운영되는 교회입니다. 교회의 역사가 길어질수록, 이런저런 습관이 생기고, 그런 습관들이 모여서 문화가 됩니다. 긍정적인 문화도 있지만, 성경에 근거하지 않는 문화들도 생겨나게 마련입니다. 새롭게 시작된 우리 교회는, “교회는 날마다 개혁되어야 한다”는 종교개혁자들의 정신을 따라, 성경에 근거하지 않은 모든 교회 안의 문화를 개혁하여 철저하게 성경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성경으로 돌아가고자 할 때 우리가 모델로 삼는 것은 처음 성령이 임하심으로 시작된 사도행전 2장의 ‘원형 교회’(Proto-Church)입니다. ‘기도-찬미-말씀-교제-함께 식사-감사-봉사’ 등의 일곱 가지 요소가 바로 이 원형 교회의 특징입니다. (물론, 이 각각에 대해서는 앞으로 여러분과 여러 방향에서 배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 사역 면에서는 안디옥 교회가 우리의 모델입니다. 첫 이방인 교회인 안디옥 교회는 모든 성도가 ‘작은 예수’가 되어 세상에 그들이 믿는 ‘주님 되신 예수님’을 말과 행함으로 증거했습니다. 그들이 배우고, 믿는 바로 그 진리를 삶으로 살아내었습니다. 그러했기에 그들의 전도는 힘이 있었고, 복음 증거는 안디옥이라는 도시를 넘어 세계를 향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교회 바깥의 비신자들로부터 “그리스도인”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들)이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바로 이 두 교회의 모델을 우리의 기초로 삼고, 신약의 여러 교회들의 칭찬받은 점들, 책망받은 점들을 기준으로 하여 우리 교회를 세워갈 것입니다. 이렇게 세워지는 우리 교회는 그러므로 철저하게 성경적이고, 복음적인 교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 교회의 예배 드리는 방식, 모이는 방식, 가르치는 방식, 일하는 방식 등등이 처음에는 우리에게 좀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던 교회의 문화를 성경적 기준에 따라 재고하여 개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배 안의 작은 요소 하나하나까지 성경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장로들의 유전’에 따른 인간적인 전통이라면 성경적인 원칙에 따라 새롭게 하려 합니다.
예수님께 찾아온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도 예수님의 말씀과 행하심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질문했습니다. “당신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장로들의 전통을 어기는 것입니까? 그들은 빵을 먹을 때에 손을 씻지 않습니다.”(마 15:2). 그들에게는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는 것이 정결 규례로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율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이 질문을 들으시고, 이렇게 답하십니다. “그러면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의 전통 때문에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느냐?”(마 15:3). 작은 정결 규례를 어기는 것은 불경한 일이며 죄라고 판단하면서, 정작 ‘사람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는 어리석은 일을 그들이 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기존의 ‘종교적 문화’를 따라 행하던 바리새인들과 종교 지도자들에게, ‘너희는 내 말을 완전히 오해하고 있었다’고 말씀하시며 그들의 종교 습관, 그렇게 생겨난 문화와 정면으로 충돌하셨습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그들의 종교를 개혁하시려 했을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났습니까?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분개’ 했습니다(마 15:12).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하나님을 뜻을 보이시고, 바로 잡으려 하셨을 때 그들이 보인 반응은 저항과 배척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이렇게 행하는 이유에 대해 제자들에게,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해도,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 있다. 그들은 사람의 훈계를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예배한다.”(마 15:8-9)고 말씀하셨습니다. 입술 즉 형식으로 아무리 하나님을 예배해도, 진정한 예배자의 마음이 거기에 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교리를 가르쳐도 사람의 훈계가 될 뿐이고, 그 예배는 헛된 것이 되고 맙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온 힘을 다해 피해야 할 일들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우리 교회가 사도행전 2장의 원형 교회, 안디옥 교회와 같이 오직 말씀을 기준으로 세워지는 ‘복음 중심적 교회’ (Gospel Centered Church)가 되기 원합니다. 과거의 전통, 우리의 신앙의 유산과 문화를 하나부터 열까지 성경의 기준에 따라 다시 평가할 것입니다. 계승해야 할 것은 계승해야 하지만, 개혁해야 할 것은 철저하게 개혁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이 원하시는 개혁교회(Reformed Church)의 정신입니다.